22대 총선 후보자들의 출마선언 소식이 들려온다. 대구경북은 자타가 공인하는 특정정당의 텃밭 인바 그 산물로서 총선 직전에는 언제나 물갈이 대상을 찾는 ‘하이에나의 시간’이 전개되곤 한다. 유권자가 아니라 공천자가 국회의원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기에 후보자들은 중앙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연줄을 찾아 생명 연장에 급급하다. 예선이 곧 본선인 대구경북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시민이 의원을 섬긴다. 듣는 것은 일방적인 변명과 상대 정당을 비난하는 갈등조성용 언사고, 보이는 것은 권력의 병풍 역할에 급급한 모습이다.
▲장세용 전 구미시장
이런 행태가 수십 년이나 반복되는 이 지역에서 정치인은 현안 해결사가 아니라 사고치는 문제아 취급받는다. 얼마 전 홍준표 대구시장은 "중앙정치에서는 힘도 못 쓰고 동네 국회의원이나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을 할 것이지 뭐 하려고 국회의원 하나“고 공개 비판한 경우도 있다. 오죽하면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TK국회의원은 뒷전에 (가만) 있어라“고 하겠는가? TK국회의원들은 늘 겸손하게 침묵한다. 권력을 향해서 쓴소리하는 제안은 결코 하지 않고 큼직한 정책 대안도 내놓지 않는다. 오로지 시민들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표심을 노리는 ‘욕망의 정치’에만 급급하다.
얼마 전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서 “지역에 기업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복합문화공간을 포함한 주거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그 핵심은 교육과 의료”라며 진단하며 “교육의 다양성과 지역 필수 의료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방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솔깃한 발언이 채 3일도 지나기 전에, 국민의 힘은 1,300만 메가시티 구축을 명분으로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안을 불쑥 내밀고는 총선이슈를 선점했다고 쾌재를 부르고 있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정책은 이 지역민을 잠시 달래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했던가?
여당의 ‘메가 서울’ 정책은 시대의 당면한 공통화두인 지역균형발전을 철저히 외면하고, 메가-서울을 울트라-메가 서울로 확장해서 지방소멸을 앞당기려고 단단히 작정하고 나선 ‘파행의 정치’ 그 자체다. 그러다가 비수도권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앞서자 ‘메가-부산’, ‘메가-광주’로 판을 키우며 핵심 문제를 슬쩍 가리고 있다. 물자와 인재의 블랙홀 메가-서울에 맞서 추진해온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헌신짝처럼 내다 버린지 며칠도 지나지 않았는데, 졸지에 인구의 절반이 몰린 서울경기에 ‘울트라-메가 서울’을 차리겠다는 말이기에 그렇다. 이제 지방에는 ‘메가시티’를 유지할 인구도 남아나지 않는다. 남은 것은 지방 소멸과 전국의 울트라-메가 서울화 뿐이다.
그러나 절박해야 할 대구경북의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아무 말이 없다. 서울만 마구 키워 단물을 빨아먹고 과잉팽창의 위기를 지역소멸로 상쇄시키려는 이 전략에 정치인 모두가 포획되어 있다. 나라가 망해도 선거에만 이기면 된다는 정치 술책은 지방의 미래에는 관심 없다. 내년 총선은 메가 서울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인구감소에 대응책을 구상하는 대구경북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정치인들이 지역발전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 받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