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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들인 추풍령테마파크, 사람은 어디 있나?

주말 이용객 4명·직원 6명…적자는 시민 몫

기사입력 2026-08-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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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원을 들여 만든 김천 추풍령테마파크가 관광명소는 커녕 김천시 재정을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제는 계속 운영할지, 민간에 맡길지, 문을 닫을지까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천시 봉산면 추풍령휴게소 인근 77469에 조성된 추풍령테마파크는 465m 길이의 짚코스터와 78개 코스의 어드벤처, 숲속놀이터,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20245월 문을 열었다. 국비 30억원을 포함해 170억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추풍령휴게소에는 사람이 넘나드는데 정작 테마파크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29일 주말 현장을 찾았다. 넓은 주차장에는 차량 한 대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확인된 이용객은 4, 실제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는 2명이었다. 반면 현장에서는 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170억원짜리 관광시설의 주말 풍경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시설 관리도 문제다. 산책로 목재 펜스는 흰색 도장이 곳곳에서 크게 벗겨져 있었다. 개장 2년여 된 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포토존에는 이곳의 정체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기 어려운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활용한 그림이 설치돼 있다.

 

핵심시설인 짚코스터도 고장으로 장기간 정상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정상화한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용객이 한두 명뿐이라도 시설을 가동하려면 인력과 전기료 등 운영비가 든다. 사람이 없어도 적자, 몇 명이 이용해도 적자가 나는 구조라면 사업 자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실적은 더 심각하다. 2024년 이용객은 11000여 명, 수입은 7200여만원이었지만 지출은 29300여만원이었다. 2025년에는 16000여 명이 찾아 17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지출은 61000여만원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다.

 

당초 이용객 목표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면 단순한 운영 부진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170억원을 투입하면서 어떤 근거로 이용객을 예측했고, 수익성과 접근성, 주변 관광지 연계와 운영비를 어떻게 분석했는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수요예측이 크게 빗나갔다면 누가 어떤 근거로 사업을 추진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사업이 실패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시설부터 짓고 보는 행정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판단에는 책임이 따라야 같은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는다.

 

 


공공시설을 수익성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용객이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매년 수억원의 적자를 시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미 170억원을 썼다는 이유로 적자 시설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앞으로 들어갈 돈까지 잃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간판을 더 달고 홍보비를 늘리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사업성과 수요예측을 다시 검증하고 회생 가능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다면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그래도 답이 없다면 용도 전환이나 운영 중단까지 검토해야 한다.

 

 


국가재정도 지방재정도 화수분이 아니다. 시민 세금은 주인 없는 돈이 아니다. 이미 쓴 170억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실패를 인정하지 못해 앞으로 수십억원을 또 쏟아붓는 것이다.

 

공공사업은 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찾아야 성공이다. 사람이 찾지 않는 170억원짜리 관광시설을 언제까지 시민 세금으로 지켜줄 것인가. 추풍령테마파크는 지금 제대로 된 진단과 결단이 필요하다.

 

 


 

김대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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