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고 했다. 사람을 제대로 쓰면 조직이 바로 서고, 잘못 쓰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많은 예산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김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임기가 다가오면서 차기 이사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천시의회 김석조 의원은 지난 17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차기 이사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를 촉구했다.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주요 공공시설과 조직·예산을 책임지는 지방공기업의 최고 책임자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제대로 된 검증은 필요하다.
지방공기업 기관장 인사를 둘러싸고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이 반복돼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성과 경영 능력보다 임명권자와의 관계가 앞선다는 의심이 생기는 순간 시민의 신뢰도 흔들린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공단 이사장을 지방의회 인사청문 대상이 될 수 있는 직위로 규정하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적격 후보자를 추천하는 절차라면, 인사청문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이 후보자의 전문성·경영 능력·도덕성 등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다. 인사의 신뢰를 높이는 또 하나의 안전장치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이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의원과 김천시의회 의장을 거쳐 시장에 이른 만큼 지방의회의 역할과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의 중요성을 직접 경험했다.
그렇다면 차기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선임에서 인사청문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의회의 요구 때문만이 아니라 시민에게 신뢰받는 인사를 위해서라도 공개 검증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보자가 검증을 통과하면 임명의 신뢰는 높아지고, 중대한 문제가 드러나면 최종 임명 전에 다시 판단할 수 있다. 시장에게도 필요한 인사의 안전장치다.
더 중요한 것은 김천시의회다. 시장이 인사청문을 요청하면 의회는 시민을 대신해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정치적 흠집 내기나 사생활 캐기가 아니라 전문성과 경영 능력, 도덕성과 책임감을 따져야 한다. 집행부가 추천한 후보자를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청문회라면 할 이유가 없다. 부적격 인사는 걸러내고 적임자는 시민 앞에서 당당하게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 의회의 책무다.
좋은 인사는 시장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장은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하고, 의회는 시민을 대신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차기 김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선임은 그 시험대다. 배낙호 시장은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에 세우고, 김천시의회는 엄정한 검증으로 답하기를 기대한다.